'맥주는 술이 아니라 음식이다', '식초는 조미료가 아니라 음료다', '방향제는 냄새 제거제가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이다'…. '생활문화'를 파는 기업이 늘고 있다. 상품 자체보다 상품을 먹고, 마시고, 사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팔려는 것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를 '라이프-컬처노믹스(life-cultunomics)'라 부른다.

문화(culture)와 경제(economics)의 합성어인 컬처노믹스는 마케팅 전문가들 사이에서 '문화를 경제적으로 활용하는 현상'을 뜻하는 말로 사용된다. '예술 문화'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아트-컬처노믹스(art-cultunomics)'처럼 생활문화 자체를 이용해 브랜드를 알리려는 라이프-컬처노믹스가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맥스, 맥주가 음식?

하이트맥주의 100% 보리맥주 '맥스'는 '맥주는 술이 아니라 음식입니다'라는 주제로 '맥주 식문화' 캠페인을 벌여 성공을 거뒀다. 미감을 풍부하게 하는 특유의 곡물향과 호프의 쌉쌀한 맛이 음식과 조화를 이뤄 식사 때 식욕을 돋워준다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100% 보리맥주를 곁들이라'는 '생활문화' 제안은 맥주 선진국의 음주 문화에서 힌트를 얻었다. 유럽의 맥주 선진국에서는 맥주의 90% 이상이 100% 보리맥주로, 대부분 식사할 때 곁들인다.

2006년 9월 처음 출시된 '맥스'는 1년여 만에 20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하이트맥주는 선진국형 생맥주인 후속 제품 '맥스 드래프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하이트맥주 마케팅 담당 김연수 대리는 "맥스가 하이트에 이은 차기 브랜드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맥주가 술이 아닌 음식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술에 취하는 문화에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즐기는 문화가 좀 더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