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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신화

[스타벅스] 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신화
하워드 슐츠·도리 존스 양 지음 / 홍순명 옮김

프롤로그

다른 사람들보다 더 세심하되
지혜롭게 생각하라

다른 사람들보다 더 모험을 하되
안전을 생각하라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꿈을 꾸되
현실적으로 생각하라

다른 사람들보다 더 기대하되
가능성을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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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1월 어느 추운 겨울날, 아버지가 직장에서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셨다. 그 당시 나는 일곱 살이었다. 학교 뒤 운동장에서 한참 눈싸움을 하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아파트 7층 창밖으로 몸을 내밀고 나에게 빨리 오라고 손을 크게 흔들었다. 어머니는 급하게 집에 도착한 내게 말씀하셨다.
“아빠가 사고를 당하셨어. 어서 병원으로 가봐야겠다.!”

아버지 프레드 슐츠(Fred Schultz)는 발을 위로 올린 채 한 달 이상이나 집에서 쉬셔야만 했다. 나는 전에 깁스한 모습을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좀 신기했지만 그것도 곧 시들했다. 아버지는 아버지 같은 신분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일을 못 하셨기 때문에 봉급도 받을 수 없었다.

그 당시 아버지의 직업은 기저귀를 수거하고 운반하는 트럭 운전기사였다. 그 일이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직업이라고 하시던 아버지는 그 냄새와 지저분함에 대해 불평하시며 몇 개월 동안 다니셨다. 그러나 그 직업을 잃은 지금, 아버지는 그 일이라도 하고 싶어하시는 것 같았다. 어머니 또한 임신 7개월이셨기 기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었다. 우리 가족은 수입이 전혀 없고 의료 보험도, 노동자 재해 보상도 받을 수 없는, 아무 데도 의지할 데 없는 상태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식탁에서 나와 누이가 말없이 저녁을 먹는 동안 부모님은 누구한테 얼마를 꿀 수 있을지를 의논하곤 하셨다. 저녁에 가끔 전화벨이 울리곤 했는데, 어머니는 나더러 받으라고 하시면서 만일 빚쟁이면 부모님이 안 계신다고 말하라고 시키셨다.. 3월에 동생 마이클이 태어나자 부모님은 병원비를 대기 위해 또 다시 돈을 빌려야만 했다.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다리에 붕대를 감고 세상에서 버려진 채 구부정하게 의자에 앉아 계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가슴 아파게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다. 돌이켜보면 아버지는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지만 열심히 일하시는 정직한 분이었다. 아버지는 단지 입에 풀칠하기 위해 때때로 두세 개의 직업을 동시에 가지기도 하면서 세 아이를 열심히 보살피셨다.

양키즈팀을 좋아하셨던 아버지는 주말이면 우리와 같이 야구를 해 주셨다. 나는 그런 아버지를 존경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패배자였다. 트럭 운전, 공장 노동, 택시 운전 등 블루칼라 일을 전전하면서 결코 집 한 채 소유해 보지 못하셨다.

나는 연방 정부 보조주택 구역인 브루클린의 카나지(Carnasie) 빈민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0대가 되었을 대 나는 빈민촌에 붙어 따라다니는 오명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나는 종종 아버지와 마찰을 빚었다. 나는 아버지가 노력했더라면 훨씬 더 많은 것을 이루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아버지의 무책임함과 비참한 현실에 화를 냈다.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나는 아버지를 부당하게 판단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버지는 사회에 적응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사회에 버림받은 것이었다. 그래서 더욱 자신감이 부족했고, 그 구덩이에서 빠져 나와 당신의 삶을 향상시킬 수 없었다. 아버지는 1988년 1월에 폐암으로 돌아가셨는데 그 날은 내 인생에서 가장 슬픈 날이었다. 아버지는 저축도 연금도 없었다. 그 보다 더 가슴 아픈 것은 아버지가 당신이 종사하셨던 직업에서 아무런 긍지도 만족감도 얻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 언젠가 한 회사의 우두머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한번도 없다. 그러나 만일 내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된다면, ‘사람’들을 가장 중시하리라 다짐하곤 했다.

부모님은 스타벅스의 어떤 점이 내게 매력을 주었는지 이해하지 못하셨다. 나는 1982년 봉급 높던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그 당시 5개의 스토어를 갖고 있던 시애틀의 조그만 소매업체인 스타벅스사에 합류했다. 나는 그 당시의 스타벅스를 본 것이 아니라 미래의 스타벅스를 보았던 것이다.

나는 스타벅스를 보자마자 열정과 정통성에 매료되었다. 신선하게 배전(焙煎, roast, 커피를 원두를 볶음)한 커피 원두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스타벅스가 전국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면 에스프레소 커피를 만드는 이탈리아인의 예술적 낭만을 우리 생활에 재창출하고, 그것이 나를 매혹시켰던 것처럼 수백만 면의 다른 사람들을 매혹시킬 것을 깨닫게 되었다.

1987년 나는 스타벅스의 CEO(최고경영자)가 되었다. 그것은 내가 과감히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스타벅스의 비전에 대해 투자자들을 설득한 결과였다. 그 후 10년에 걸쳐서 유능하고 경험 많은 경영진과 당시 100명이 채 안 되는 사원들과 함께 단지 6개의 스토어를 가졌던 지방의 조그마한 회사 스타벅스를 25,000명의 사원과 1,300개 이상의 스토어를 갖고 있는 전국적인 회사로 키웠다. 오늘날 우리는 북아메리카 전역을 물론 도쿄와 싱가포르에도 진출해 있다.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혁신적인 새로운 제품의 개발이 가능하게 되었고, 6년 동안 계속 판매와 이익 양면에서 50% 이상의 성장률을 보여 왔다.

그러나 스타벅스 이야기는 단순한 성장과 성공에 대한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어떻게 기존과 다른 방법으로 회사가 설립되었느냐에 관한 이야기이며 또한 나의 아버지가 근무하던 부류의 회사들과는 전혀 다른 회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것은 한 회사가 어떻게 마음과 영혼을 살찌우는 동시에 돈도 벌 수 있느냐에 대한 살아 있는 증거이다. 또한 종업원들을 존경과 품위로 대해야 한다는 믿음을 깨뜨리지 않고도, 주주들에게 장기적으로 이익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이야기이다. 물론 그 믿음은 사업을 하는 데 최선의 길이었을 뿐 아니라, 그것이 옳다고 믿는 경영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스타벅스는 사람들과 정서적인 일체감을 이루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운전하다가 모닝 커피를 마시기 위해 우리 스토어에 들어오기도 한다. 초록빛 사이렌(Siren, 반은 여자이고 반인 새인 요정. 아름다운 목소리의 여인)로고가 TV쇼나 영화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스타벅스는 현재 미국인들의 일상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상징이 되었다. 우리는 미국인들의 어휘 속에 새로운 단어를 추가 시키고 1990년대의 새로운 사회적 습관을 도입한 것이다. 어떤 지역 사회에서는 스타벅스가 마치 현관 앞뜰의 연장인 것처럼 사교적 모임을 편안하게 가질 수 있는 제3의 장소가 되었다.

사람들은 우리가 상징하는 것이 좋아서 스타벅스와 관계를 맺는다. 그것은 멋진 커피 이상의 것으로, 스타벅스 스토어 안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분위기와 일체감, 그리고 멋진 커피를 마시는 로맨스이다.

그러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는 ‘배리스타(barista)’들이 주도적 역할을 한다. 배리스타란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서 에스프레소를 정성껏 만들고 여러 가지 커피의 종류, 기원에 대한 설명도 하면서 고객들과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커피 스토어의 종업원을 말한다. 어떤 배리스타들은 나의 아버지보다 못한 솜씨를 갖고 스타벅스에 들어오기도 한다. 그러나 바로 그들이 마술을 창조해 내는 사람들이다.

스타벅스에서 내가 이룬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 중의 하나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서로 신뢰와 믿음의 관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결코 다른 많은 회사에서 내세우는 공허한 말이 아니다.

우리는 파트타임 사원들에게까지 포괄적인 의료보험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프로그램을 발전시켰으며, 모든 사원들에게 소유권을 주는 스톡옵션(stock option, 주식매입 선택권)으로까지 확대했다. 우리는 물류창고 근무직원이나 신입 사원을 대할 때, 대부분의 회사에서 중역들에게만 표하는 그런 예우로 대했다.

사원들에 대한 이런 회사 방침이나 태도는 전통적인 사업 개념과는 전혀 달랐다. 오직 주주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경영되는 회사는 사원들을 단지 비용절감 대상인 소모품 정도로 취급한다. 경영자들은 종종 사원들을 줄임으로써 일시적인 주가 상승을 유도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것을 다른 사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회사를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그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헌신과 기업 정신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업에 있어서 깨닫지 못하는 것은 바로 사업이란 ‘제로섬 게임(이해 득실의 합은 결국 제로라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원 처우개선은 회사의 이익을 깎아먹는 추가 비용이 아니라 한 사람의 리더가 비전을 제시하는 것보다 훨씬 크게 기업을 키울 수 있는 원동력으로 봐야만 한다. 한 사람의 리더로는 기업을 성장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의 사원들은 그들의 직업에서 자부심을 느끼기 때문에 이직률이 전체 업계 평균의 반도 안 되는데, 그것은 비용을 절감해 줄 뿐만 아니라 고객들과의 유대를 강화해 준다.

사원들이 그들이 일하는 회사에 관심을 갖고 정서적인 일체감을 형성하며 회사의 꿈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면, 그들은 온 마음을 다해 회사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사원들이 자긍심과 자존심을 갖게 되면 그들은 회사에 그리고 자신의 가정에, 나아가서는 세계에 많은 공헌을 할 수 있다.

의식적으로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스타벅스는 내 아버지의 살아 있는 정신적 유산이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자신의 운명을 책임질 수는 없다. 때문에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들은 매일매일 회사가 쉬지 않고 돌아가게 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올바른 길을 가도록 도와 주며, 아무도 비참하게 뒤에 남겨지지 않도록 돌봐야 한다.

나는 결코 책을 낼 계획이 없었다. 적어도 아직 경력이 일천한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스타벅스가 이룩해야 할 업적의 더 많은 부분이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만일 스타벅스가 20장으로 구성된 책이라면 우리는 지금 3장에 와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지금이 스타벅스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좋은 기회라고 결정했다.

첫째, 나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서 각자 자기의 꿈을 추구하도록 하고 싶다. 나는 좋은 가문 출신도 아니고 일찍부터 나를 이끌어 주는 좋은 인생의 선배나 스승이 있었던 것도 아니며 부유하게 태어나지도 못한 서민 출신이다. 그럼에도 나는 큰 꿈을 꿀 수 있는 용기가 있었고, 의지를 갖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굳은 결심을 갖고 계속 추구해 나간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아니 그 이상의 것을 성취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둘째, 나는 기업의 리더들이 보다 심오하게, 보다 높은 목적을 추구하도록 영감을 불어놓고 싶다. 성공의 결승점에 혼자만 도달한다면, 그 성공은 공허한 것이다. 최고의 성공은 승리자들에게 둘러싸여 그곳을 함께 도달하는 것이다. 그들이 사원이든 고객이든 주주든, 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수록 그 승리는 더욱 값지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이 책을 쓰는 것이 아니다. 이 책으로 버는 모든 돈을 스타벅스와 그 파트너(사원을 포함한 주식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들)들을 대표해, 자선 사업 수행을 목적으로 새로 조성된 스타벅스 재단에 기부할 것이다.
이 책은 스타벅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단지 사업에 관한 이야기만 하는 책이 아니다. 나의 인생 스토리를 함께 나누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망한 회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대한 충고를 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회사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또한 왜 어떤 기업은 흥하고 어떤 기업은 망하는가를 분석한 이론적인 뼈대도 없고 경영자 편람이나 어떤 행동 지침을 담고 있지 않다.
이 책은 바로 미국에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기업 윤리와 가치에 근거를 둔 성공적인 회사를 만든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로, 우리가 사업과 인생에 대한 중요한 교훈들을 어떻게 배웠는가를 말하고 있다. 이러한 통찰력들이 사업을 일구려는 사람들이나 인생의 꿈을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을 궁극적인 목적은 다른 사람들이 비웃는다 할지라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마음속에 있는 뜻을 추구하고 인내하는 용기를 갖도록 사람들에게 확신을 불어넣는 데 있다. 부정적인 사람들 때문에 패배감을 느끼면 안 된다. 역경이 두려워서 시도조차 하지 않아서도 안 된다. 빈민촌 출신인 어린 내가 헤쳐나갔던 그 역경들을 생각해 보라.
기업은 단지 이윤 추구만이 아닌, 진정한 가치에 의해 경영될 때 열정과 개성을 잃지 않고 성장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마음이다. 나는 모든 커피 한 잔 한 잔에 나의 마음을 쏟아 붓는다.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나의 파트너들도 마찬가지이며, 고객들 역시 그것을 감지할 때 우리와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만일 지금하고 있는 일에 혹은 어떤 가치 있는 기업에 마음을 쏟아 붓는 다면, 다른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다.
‘야르짜이트’라고 하는 유대 민족의 전통이 있는데,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기일 전날 밤에 가까운 친척들이 24시간 동안 촛불을 켜 두는 의식이다. 나는 매년 아버지를 위해 그 촛불을 켠다. 나는 정말 그 빛이 꺼지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