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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기자칼럼] 사업체도, 개인자산도 나누고 나눠라

명기자칼럼 /
사업체도, 개인자산도 나누고 나눠라

대형 증권사 사장까지 지낸 강창희 미래에셋투자연구소 소장은 평소에 항의전화를 참 많이 받는다고 한다. 필자가 재직 중인 매경이코노미에 쓰는 칼럼과 각종 강연에서 보여준 그의 지론 때문이다.

강 소장은 평소 아주 일관성 있게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간접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해왔다. 이렇게 주장한지도 수년 됐다.

하지만 우리나라 돈 흐름이 어디 그의 뜻대로 움직였던가. 부동산은 천정부지 치솟았다. 그의 말을 듣고 주식시장에 돈을 묻었던 투자자들이 화났던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일 때가 온 것 같다. 우선 부동산 시장 먼저 보자.

가장 유념해야 할 지표가 인구 추이다. 우리나라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평균 출산율은 가임여성 1인당 1.13명을 기록했다. 앞으로 땅이나 주택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없음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수요공급의 원칙으로 본다면 집이 남아돌 날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인구는 여러 가지를 암시한다. 부동산값 뿐 아니라 기업체가 어떤 사업을 골라야 할 지도 인구분석을 통해 나온다. ‘실버’산업이 각광받을 것이라 주목 받는 이유도 인구추이 연구에 따른 결과다.

얘기가 잠깐 샜지만, 부동산투자가 위험했던 사례도 많다. 일본이 대표적인데, 도쿄 시내 아파트 가격이 과거 최고가격 절반 값 이하로 떨어진 적도 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값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 이는 저금리와 맞물렸다는 점을 기억하자. 금리에 따라 부동산값은 언제라도 오르내릴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한 가지 더. 부동산은 정부정책에 따라 휘청거리는 규제산업이다. 현 정부도 강력히 부동산을 잡고 있다. 수요만 잡고 공급을 늘리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크지만, 어쨌든 백방으로 노력중이다. 자신이 살 집이라면 모르되 규제 가능성이 높은 부동산을 투자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

대신 펀드 비중을 늘려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나라 가구의 펀드투자 비중은 너무 낮다. 중산층 기준으로 볼 때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중은 83대 17정도다. 선진국인 미국은 30대 70으로 금융자산이 월등 많다. 참고해 볼만한 통계자료다.

그래도 최근 펀드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참 바람직한 일이다. 물론 재테크 차원에서 높은 수익률을 보고 결정했겠지만 나라 경제에도 이만저만 도움 되는 게 아니다.

부동산은 투기세력이 몰릴수록 값만 올라가고, 나라 경제에 기여하는 바는 적다. 중국이 부동산을 비생산적인 산업으로 규정하고 규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펀드에 묻힌 돈은 고스란히 우리나라 기업의 투자자금으로 들어간다. 이 돈을 바탕으로 성장한다. 이렇게 되면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배당액도 커져 주가는 올라간다. 일반 투자자는 돈을 벌어 좋고, 나라경제는 힘을 얻는 게 펀드투자라고 본다.

돈 관리도 전략이다. 경영인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듯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도 짜야하는 것이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은 양쪽 모두에 해당되는 지혜인 셈이다. 게다가 개인의 투자전략이 나라경제에 보탬이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도 없다.

<명순영 기자 프로파일>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93학번)
서울대 경영대 석사과정(경영전략 전공) 재학 (02학번)

한겨레신문 사회부, 편집부 기자 (99.11~2000.11)
오리콤 브랜드컨설턴트, 버거킹, 폴로 담당 광고기획(2000.12~2001.4)
매경이코노미 산업팀 기자 (증권담당) (2001.5~현재)

저서 / 위기를 기회로 바꿔라 (명순영, 정대용, 정선욱 공저, 매일경제신문사, 2003)
방송 / KBS, MBN, 교통방송 등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