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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기자칼럼] 붕어빵 만들 듯 일하십니까?

“붕어빵 만들 듯 일하십니까?”

블루오션(Blue ocean). 번역하면 ‘푸른 바다 라고나 할까. 하지만 최고경영자가 이렇게 대답했다간 시대를 못 쫓아가는 인물로 낙인 찍힐 지도 모르겠다. 이 ‘푸른 바다’가 우리나라 기업들을 뒤흔들고 있다. 요즘 ‘블루오션’ 전략을 얘기하지 않는 CEO가 없을 정도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이 책을 영문판으로 탐독한 뒤 미래성장전략으로 삼았다는 후문이다.

금융권에서도 블루오션 전략을 쓰겠다고 서로 아우성이다. 강석권 기업은행장은 아예 600권을 구입해 지점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나눠줬다. 엄청난 기회를 가져다 줄 틈새시장을 찾아보라는 문구와 함께. 신상훈 신한은행장도 “차별적인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역설했다.

메시지는 참 간단하다. 블루오션이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산업, 우리가 몰랐던 시장 공간이다. 반대 개념인 레드오션(red ocean)은 오늘날 존재하는 산업, 이미 세상에 알려진 산업이다. 저자는 레드오션에서 피 튀기며 싸우지 말고, 경쟁자가 없는 블루오션을 만들어 경쟁 없이 성공하라고 주문한다.

듣고 보면 이처럼 맞는 말도 없다. 경쟁자들이 이미 선점해버린 시장이 무슨 매력을 갖고 있겠는가. 취재를 나가보면 치열한 경쟁현장이란 셀 수 없이 많다. 아니 대부분의 산업이 그런 것 같다.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반도체 산업이나, 세계 10위권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자동차산업 등이 그렇다.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노래방과 비디오방도 레드오션이라고 해야겠다.

반대로 블루오션에 성공한 사람도 분명 있다. 요즘 윈도우가 깔려있지 않은 컴퓨터는 없다. 이를 개발한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블루오션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레드망고라는 아이스크림가게도 비슷하다. 저지방 요구르트가 다이어트에 목마른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적중했다. 하지만 지금 ‘레드망고’를 하겠다고 나선다면, 미안한 얘기지만 ‘레드오션’에 뛰어드는 꼴에 불과하다. 첫 시장 개척자가 언제나 주인공이니까.

블루오션 전략은 사실 그리 거창한 게 아닐 수도 있다. 단순하게 보면 창의력을 발휘하자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무엇이든 새로운 것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 던지는 메시지도 크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AT커니는 한국 기업들의 창조성이 중국과 일본에 비해 떨어진다고 했다. 기업이 창조력 15%만 높여도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도 열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 충분히 공감할 만한 얘기다.

기업 뿐 아니라 개인들도 새겨들어야 한다. 조직관리 전문가인 개리 해멀은 ‘꿀벌과 게릴라’라는 저서에서 꿀벌처럼 반복적으로 일해서는 망한다고 했다.

인터넷 시대, 정부는 풍부하고 일 처리는 쉬워졌다. 사람이 하던 수많은 일을 대신하고 있다. 인간 고유의 희망인 창조성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화이트 컬러인 당신은 언제라도 도태될지 모른다. 지금까지 하던 일을 습관적으로 붕어빵 만들 듯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지 진지하게 살펴볼 때다.

<명순영 기자 프로파일>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93학번)
서울대 경영대 석사과정(경영전략 전공) 재학 (02학번)

한겨레신문 사회부, 편집부 기자 (99.11~2000.11)
오리콤 브랜드컨설턴트, 버거킹, 폴로 담당 광고기획(2000.12~2001.4)
매경이코노미 산업팀 기자 (증권담당) (2001.5~현재)

저서 / 위기를 기회로 바꿔라 (명순영, 정대용, 정선욱 공저, 매일경제신문사, 2003)
방송 / KBS, MBN, 교통방송 등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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