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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계열사 ‘조용한 주총’

[경향신문 2005-02-28 18:45]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12개 주력 계열사 주주총회가 28일 일제히 열렸으나 소액주주들과 별다른 충돌없이 마무리됐다.

삼성전자는 당초 삼성카드 지원이나 신규 이사 선임 문제를 놓고 격론이 예상됐으나 지난해 사상 최대 경영실적에 묻혀 별다른 이슈가 되지 못했다.

이날 오전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총은 소액주주를 대표한 참여연대가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에 파견된 김인주 사장의 이사 재선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나 3시간여 만에 끝났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올해 내수부진과 수출증가세 둔화가 예상되고 경쟁사의 견제에다 주력사업의 시황도 좋지 않아 보인다”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아날로그 및 저가 제품은 철수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김상조 경제개혁센터소장(한성대 교수)은 이날 “삼성전자는 단순한 ‘내셔널 챔피언’을 넘어 자타가 공인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면서도 삼성카드 증자문제와 김사장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김사장 이사 선임은 표결 끝에 통과됐다.

삼성카드 문제에 대해 윤부회장은 “(삼성)카드는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인 만큼 언제든지 정리하려고 생각중”이라고 밝혔다.

최도석 경영지원총괄 사장도 “삼성카드 1조2천억원 추가증자 참여여부는 관련 회계법인의 가치평가와 회사 득실 판단을 거쳐 결정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주총을 사상 최대 실적을 자축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행사에 앞서 퓨전 국악공연과 함께 대형 배너광고를 통해 분위기를 띄웠다.

삼성전자 외에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테크윈을 비롯한 나머지 계열사 주총도 대부분 1시간 남짓만에 상정된 안건을 처리한 채 마무리됐다. 삼성 계열사는 올 주총에서 증권거래법 개정에 따라 사외이사 수를 늘리면서 추가로 선임되는 사외이사를 대부분 변호사 출신으로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김주현기자 amic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