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인스 워드(Hines Ward)에 열광하는 이유

살림의 여왕으로 불리는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 기업인 마사 스튜어트의 토크쇼가 조만간 한국 케이블TV를 통해서도 방송된다고 합니다. 한 때 주식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기소됐었지만 최근 화려한 재기에 성공한 마사 스튜어트는 요리, 인테리어 등 그야말로 살림 솜씨 하나로 막강한 부를 거둔 자수성가형 CEO입니다.

최근 저는 ‘한국의 마사 스튜어트’라고 할만한 여성 CEO들을 인터뷰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신혼 초 태교를 위해 배우기 시작한 손뜨개 실력을 적극 활용한 송영예 ‘바늘이야기’ 대표, 그리고 20살 때부터 취미로 배웠다는 꽃꽂이에서 착안해 실내조경과 옥상조경이라는 블루오션을 발굴, 매출 100억원의 사업체를 키워낸 하현영 ‘하영그린’ 대표가 그 주인공들입니다. 물론 평생고용의 꿈이 무너진 요즘, 전업주부에서 사업가가 된 이들의 변신이 그리 놀랄만한 뉴스는 아닐 겁니다.

하지만 이들을 인터뷰하면서 저는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인생의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 PC통신 IP(정보제공)사업으로 시작했던 송영예 대표는 PC통신에 대한 지식이 없어 3개월 동안 입시준비생처럼 공부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나 10여년이 흐른 지금, 그녀는 뜨개질 시장의 성장과 중국진출 가능성 등을 막힘없이 이야기하는 영락없는 CEO였습니다. (1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송대표는 현재 83개의 지점을 거느린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현영 하영그린 대표 역시 꽃꽂이를 좋아하는 평범한 전업주부였다는 예전의 모습이 상상이 안 갈 정도로 사회활동에 적극적인 맹렬여성이었습니다.

최근 3개월간 밤샘 작업을 통해 탄생했다는 실내조경 관련 전문서적 <실내정원·옥상정원>을 내놓기도 한 그녀는 2~3년 내에는 1가구 1정원 갖기 운동을, 더 나아가서는 환경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다른 이야기 하나. 지난주 매스컴을 가장 떠들썩하게 한 뉴스는 하인스 워드 미 풋볼리그 MVP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주요 일간지와 방송에서 하루라도 하인스 워드 선수의 소식을 빼놓은 일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에 대해 얼마 전 한 영자신문에서는 (외국인에게 한국인이 하인스 워드에 열광하는 이유를 설명하려는 듯) 세계 11번째 경제대국인 한국에 세계적인 인물이 없는 까닭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냄비근성’도 언급돼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뉴스에서 냄비근성이나 민족주의보다는 제가 인터뷰한 주부CEO들과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Dreams Come True’라고나 할까요. 그래도 아직은 자수성가로 성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의 발견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매일같이 수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자본주의 경제 논리를 새삼 깨닫고는 합니다. 한마디로 ‘한국사회에 더 이상 자수성가란 없다’는 명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그야말로 맨손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하인스 워드와 그의 어머니의 감동적인 이야기, 그리고 조금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주부창업자들의 성공스토리 속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재확인하게 된 겁니다.

오늘 아침 저는 바쁘다는 핑계로 한 동안 미뤄두었던 영어공부를 위해 교재를 한 권 다시 꺼내봤습니다. 그러고 보니 EBS-MS MBA의 새 학기가 시작된 지도 벌써 석 달이 돼 갑니다. 여러분의 꿈을 향한 항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신지요.

[김소연 기자 프로파일]
경희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2000년)

한경비즈니스 기자 (2002년~현재)
CBS라디오 ‘곽동수의 싱싱경제’ 주1회 패널출연:김소연의 트렌드 속으로 진행 (2005년 7월~현재)
한경와우 TV ''''웰빙파노라마'''' 주1회 패널출연:김소연의 산업트렌드 (200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