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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칼럼] 연말 ′건강 음주법′

[화제라운지/비만전문의 박용우가 권하는 연말 ‘건강 음주법′] 송년‘과음&뱃살’주의보!

두마리 토끼잡기 10가지 비법
　
주당의 계절이다. 달랑 한 장 남은 달력에는 각종 송년 모임이 빼곡히 들어차있다. 송년회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나, 음주 없는 회식은 아직 낯선 풍경이다. 더욱이 복부비만이나 지방간, 고중성지방혈증 등을 안고 사는 중년 직장인들에게 연말의 릴레이 회식자리는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무턱대고 그 소낙비를 피해 귀가를 서두를 수도 없다. 살이찌지 않고 건강도 해치지 않고 송년모임을 치러내는 방법은 없을까?

필자는 40대 초입나이까지 여느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뱃살로 고민했다. 170cm 키에 74kg의 몸무게. 허리둘레도 만만찮아 34인치 바지를 입었지만 식사 후에는 허리띠를 한 칸 정도 풀어야 숨 고르기가 쉬웠을 정도다. 운동도 부족했지만 평소 두주불사 하는 음주 습관 탓도 컸다. 한마디로 폭탄주 마니아였다. 비만 전문의가 뱃살이 나왔으니 체면이 말이 아닐 수 밖에. 하지만 복부비만은 몸매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
　
2000년, 미국 컬럼비아의대에 해외연수 기회를 얻어 갔을 때 필자는 그 ‘불명예’에서 벗어났다. 12주만에 12kg을 감량했고 허리 치수도 30인치로 줄였다. 비만연구소가 시행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건강 다이어트 덕분이었다. 줄이는 것도 어렵지만 빠진 체중을 그대로 유지하기란 더 어려운 법. 그러나 필자는 체중 감량에 성공한 뒤 4년이 지난 지금도 한결같이 그 몸무게를 유지하고 잇다. 그렇다고 좋아하는 술을 포기했을까? 아니다. 주 3~4회는 술자리를 갖고, 여전히 폭탄주도 즐긴다.
　
주량도 양주 한 병은 된다. 술 마시는 방법은 물론 생활습관도 달라졌다. 술과 안주 그리고 건강과의 함수관계를 철저히 따진다. 음주 전과 음주 중, 음주 후의 생활패턴도 철저히 가린다. 말하자면 박용우식 ‘건강 음주법’을 고수하는 셈이다. 뱃살과 건강을 생각한다면 “일단 3개월만 술을 끓어 보라”고 권하고 싶지만, 관계문화를 중시하는 우리 직장풍토에서는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 피하기 어려운 술자리가 집중되는 연말이라면 말이다. 피할 수 없는 술자리라면 이런 방법은 어떨까?
　
01 물 많이 마셔라
도수가 높은 술은 열량도 높다. 소주나 양주를 마실 경우에는 반드시 술을 마시면서 물을 계속 마셔야 한다. 자연히 술의 도수가 희석된다. 필자도 폭탄주 마니아지만 폭탄주를 마시면서도 반드시 물을 여러 잔 마셔 도수를 희석시킨다. 술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배가 안 나오는 이유는 술 한 모금에 물 한 잔을 마실 정도로 물을 많이 마신다. 물을 많이 마시면 술도 희석되지만 화장실에 자주 가게 돼 자연히 운동을 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02 술 마시기 전에 꼭 위장 채워야
혈중알코올농도는 술을 마실 때 위장의 상태에 따라 좌우된다. 위장이 빈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음식으로 가득 차 있는 경우보다 3배 가량 혈중알코올농도가 올라간다. 따라서 회식 때는 배를 먼저 채운 뒤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술을 마시기 전에 고 칼로리 식품으로 배를 채우는 것은 좋지 않다.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숙취 해소 음료도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없어 무용지물이다.
　
03 기름진 안주 절대 먹지 마라
회식자리에서 안주로는 구운 고기나 튀김, 무침 같은 고지방 고열량 안주보다 깔끔하고 숙취 해소에 좋은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한 가벼운 탕류나 과일, 야채가 좋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인 두부나 생선회도 좋다. 부득이 고깃집으로 결정됐을 대는 회식 장소에 가기 전에 아예 편의점에 들러 우유나 죽 종류로 미리 배를 채우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알코올은 기본적으로 지방대사를 방해하기 때문에 기름진 안주는 먹는 족족 체내에 축적돼 체중으로 간다.
04 술 마시는 속도 최대한 늦춰라
술 마시는 속도가 빠를수록 혈중알코올농도가 급격히 증가하므로 요령껏 속도를 늦춰야 한다. 폭탄주를 마시더라도 원샷은 금물이다. 폭탄주는 빨리 취하기 위해 먹는다고 하지만 원샷은 좋지 않다. 폭탄주 한 잔도 여러 차례 나눠 마시고 사이사이 물을 많이 마신다. 안주도 대화를 많이 하면서 천천히 씹어먹는 것이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해준다.
　
05 술잔 돌리기는 금물
우리 술자리문화의 가장 큰 문제는 술잔 돌리기로 상징되는 술 권하는 문화다. 폭탄주로 대변되는 술잔 돌리기는 결국 폭음을 부르고, 그 다음부터는 포만감 등 몸의 신호는 감지되지도 안은 채 술이 술을 먹는 상태가 계속된다. 술자리는 1차로 마치고 2차는 노래방으로 가는 것이 차라리 낫다. 필자는 2차가 예정된 술자리에서는 1차에서 아예 술을 마시지 않고 안주 등 음식으로 배를 채운다.
　
06 회식의 성격에 따라 주종 바꿔야
대화가 많이 필요한 자리라면 와인을 택한다. 와인은 보통 마시는 속도가 완만하기 때문에 대화를 많이 하는 모임에 적격이다. 얼마간 취기가 필요한 자리라면 폭탄주가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원샷은 금물. 폭탄주를 맥주 마실 때처럼 여러 차례에 나눠 마시면 양주 한 병을 2시간에 걸쳐 마셔도 전혀 문제가 없다. 대신 폭탄주 회식을 할 때는 나중에 노래방에 들러 노래를 부르고 헤어진다. 노래방은 상대적으로 술 마시는 기회를 줄이고, 칼로리 소모를 늘려주며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07 뱃살 있다면 안주 선택에 신중하라
복부비만은 간의 지방 분해 능력이 버거워지면서 생기는 것이다. 술은 지방대사를 방해하기 때문에 먹는 안주를 그대로 체내에 축적시킨다. 뱃살이 있는 경우라면 술보다 안주의 종류에 더 큰 신경을 써야 한다. 피해야 할 안주류는 무엇보다 삼겹살과 튀김류다. 맥주를 마실 대는 골뱅이나 두부김치, 낙지소면등 단백질과 야채가 좋다. 폭탄주를 마실 때는 야채와 과일을 반씩 섞는 ‘야과’안주를 추천할 만한다. 와인을 마실 때는 저지방 고단백질의 치즈를 곁들이는 정도가 적당하다.
　
08 밤참은 절대 중단
필자는 참고로 저녁에는 가급적이면 탄수화물 섭취를 절제한다. 그러기 위해 술 약속이 있는 날은 아침 식사를 반드시 챙겨 먹는다. 2차, 3차로 술자리가 길어지면 아예 해장국집까지 들르거나 집에 돌아와서 밤참을 찾는 경우도 있다. 이는 뱃살을 늘리는 지름길이다. 밤새 누적된 탄수화물로 인해 뱃살이 늘 수밖에 없고 다음날 속쓰림은 더하다. 밤참 대신 물을 충분히 마시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09 아침 반드시 챙겨 먹어라
송년회 때는 규칙적인 식생활이 어렵다. 사람의 몸은 식사량이 줄거나 불규칙해지면 섭취 열량을 소비하지 않고 저장시스템으로 바뀌게 된다. 반면 규칙적인 식사는 신진대사를 활성화해 섭취 열량을 에너지로 대량 소비하기 때문에 살찌지 않는 체질을 만들어준다. 술 마신 다음날도 아침식사는 반드시 해야 한다.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만 간이 알코올대사 과정에서 포도당을 많이 소비해 혈당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꿀물도 당분과 수분을 보충하는데 좋다. 대사과정에서 필요한 수분과 무기질, 비타민, 단백질을 섭취하려면 콩나물국과 북어국이 좋다.
　
10 가벼운 운동 계속해야
회식이 계속되면 평소 하던 운동을 중단하는 사람이 많다. 이럴 때는 운동 스케줄을 무리하게 잡기보다 평소 생활 습관을 바꿔 운동량을 늘려 주는 것이 좋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승용차보다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 교통을 이용해 걷는 것을 늘린다. 점심식사 때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식당을 찾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술을 마신 다음날 무리한 운동이나 사우나를 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 이미 탈수된 상태에서 수분을 또 빼앗기면 좋지 않다.

[출처: http://blog.naver.com/blueskyfox/20019823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