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프로'다 … 일로 승부하라

입사 직후 1년이 향후 회사생활 10년을 좌우한다." 직장인들의 금언이다.

그만큼 신입사원 때의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아무리 어렵사리 들어간 회사라도 첫 인상을 제대로 심어주지 못하면 한동안 회사 생활에서 고전을 각오해야 한다. 심각하면 다른 회사를 알아봐야 할지도 모른다.

강렬한 첫인상을 주기 위해 호기 있게 폭탄주를 들이켜고 노래방에서 망가지는 것도 좋지만 업무 능력이 출중한 동기생을 따라잡을 순 없다. 결국은 풍부한 업무 지식, 깔끔한 일 처리 능력을 갖춘 신입사원에게 선배.상사들의 시선이 쏠리게 마련이다.

올해 '하늘의 별 따기'에 성공해 내년 초 입사를 앞두고 있는 예비 신입사원을 위해 올 겨울 미리 익혀둘 만한 것들을 전문가들에게서 들어봤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잘 체득해 활용한다면 회사에 '연착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오피스.엑셀 능숙하게 다뤄야

# 평균 이상의 PC 활용 능력은 기본-(테크니컬라이터 김지현 강사.사진)입사 후 데이터 정리 등의 업무를 받았는데 "저 엑셀을 쓸 줄 모르는데요"라며 머리를 긁적인다면 곤란하다. 요즘은 대부분 기업에서 신입사원들에게 평균 이상의 컴퓨터 활용 능력을 기대한다.

당연히 대학 때 다 배웠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서 배치 후 업무용 컴퓨터를 지급 받았다면 먼저 사양과 성능부터 점검해 봐야 한다. 지시한 시간 내에 업무를 처리하지 못했을 때 아무리 비실대는 컴퓨터 탓을 해도 결코 변명이 되지 않는다. 성능에 직접 영향을 주는 CPU.램.메인보드.그래픽카드부터 점검한 뒤 필요하면 교체하는 게 좋다.

또 시각효과나 바탕화면 효과, 불필요한 시작 프로그램 등을 제거해 성능을 최적화한다. 컴퓨터 사용 습관은 그 사람의 성격을 드러내기도 한다. MS의 아웃룩 등 보편적으로 깔려 있을 만한 일정관리 프로그램에도 익숙해지는 게 유리하다.

밀려드는 회의, 거래처 미팅, 외근 등의 일정 속에서 매번 "깜빡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변명을 늘어놓을 순 없다. 체계적인 일정관리로 '꼼꼼하다'성실하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게 신입 사원에겐 매우 중요하다. 이와 함께 작업한 내용들을 정기적으로 백업을 해두는 습관을 들인다. 업무관련 데이터나 e-메일, 즐겨 찾는 인터넷 주소 등을 저장해 둔다.

회계.법무상식 익히는 건 기본

# "'준비된 신입'이라면 회계.법무 상식 갖춰야"(택스모아 한성욱 대표.사진, 웰먼 이중연 법무팀장)어느 정도의 회계.법무 상식을 갖춰놓으면 부서 업무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부분 신입사원에게 이런 능력을 크게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상식을 쌓아 들어가면 선배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회계.법무 기본 상식에 대한 책이 서점에 많이 나와 있다. 신입 사원에게 요구되는 기본적 회계지식은 ▶증빙 관련▶전표 작성 관련▶지출 경비처리 관련▶재무제표 관련 내용들이다. 웬만한 회사들은 ERP(전사적자원관리)같은 회계정보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기본적인 증빙 관리와 처리 등은 개인에게 맡긴다.

지출 증빙용 현금영수증, 신용카드 매출전표, 영수증, 세금계산서 등을 꼼꼼히 챙기고 처리하는 법을 알아 둔다. 그리고 이런 증빙을 바탕으로 한 기본적인 결의서(전표) 작성도 익혀 둔다. 재무제표를 통해 회사의 성장성.수익성.안정성.원가구조 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법무 업무의 기본은 계약서를 작성하는 일이다. 흔히 계약서 작성에 관한 지식은 관련 부서에 맡겨둔 채 소홀히 하기 쉽다. 대기업을 제외하곤 법무팀을 따로 두고 있는 곳이 많지 않으며 그나마 있다 하더라도 매번 계약할 때 시시콜콜 문의하긴 힘들다.

의사발표.결정 똑부러지게 해야

# "회의시간은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씨앤에스인터랙티브 이봉철 대표 컨설턴트.사진)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요즘 신입사원의 부족한 점을 물으면 공통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꼽는다.

팀별로 업무가 이뤄지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으므로 '시간이 곧 돈'인 기업들엔 효율적인 회의가 최대 화두다. 따라서 의사 발표나 결정을 똑 부러지게 하는 신입사원이 있다면 눈에 띄게 마련이다. 프레젠테이션 등에서 신입사원들이 자기 의견을 말할 때 가장 보기 싫은 태도는 '변명하는 듯한 모습'이다.

분위기에 위축돼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고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하게 되는 것이다. 발표할 때 원고를 읽듯 말하는 것도 피해야 할 자세다. 강조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히 하며 논리적이고 일관성 있는 태도를 유지한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영어를 남발하면 안 된다. 발표 내용을 외우기보다 이해하도록 하며 프레젠테이션이나 회의 자체를 즐기는 태도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어느 경우든 정해진 시간을 지키는 건 필수다.

일단 '바늘구멍'을 통과해 취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 일거수 일투족에 상사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꽂히는 여러 신입사원 가운데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선 남과 다른 노력을 통해 자신을 갈고 닦는 수밖에 없다. 입사 전후 차별화된 노력을 통해 '준비된 신입사원'으로 인정 받았던 선배들의 노하우를 소개한다.

◆ 구자현씨(롯데쇼핑 기획실)법학 전공이라 회계 부분이 상당히 약했다. 주말마다 학원에 다니며 회계 관련 업무를 익혔다. 회식 자리에는 빠지지 않았고 잘 모르는 업무가 있으면 선배가 귀찮아 할 정도로 물었다. 2개월 정도 지나니 여러 업무에 금세 익숙해졌고 신입사원임에도 중요한 업무를 맡았다. 지금도 매일 새벽 출근 전 회계.일본어 학원에 다니고 주말엔 학교 도서관에 가는 등 자기계발에 힘쓰고 있다.

◆ 이영우씨(삼성생명 중랑지점)합격 통보 후 입사 전까지 6개월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업무 관련 지식을 미리 쌓기 위해 대학 마지막 학기에 보험학 강의를 들었고 금융자산관리사(FP) 자격증 공부도 했다. 신문을 꾸준히 스크랩하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안목을 키웠고 업계에 먼저 진출한 과 선배 등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입사 직후부터 보험설계사들을 대상으로 보험상품.자격증 등과 관련한 강의를 하고 있는데 이런 준비 덕분에 가르치는 업무에 쉽게 익숙해질 수 있었다.

◆ 차지훈씨(3M 산업용 사업본부)남들이 고되다고 하는 영업직이었지만 오히려 내 능력을 백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내가 맡은 제품이 대학 때 전공했던 분야라 입사 전 배웠던 지식을 차분히 정리해봤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므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영업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입사 후엔 이른 시일 안에 선배들의 노하우를 전수받는 데 주력했다.
　

[출처: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