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HR업무를 5~6년 정도 경험한 대리급이나 과장급 인력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마땅한 사람이 떠오르지 않아 소개할 수가 없었던 적이 여러 번 있다. 마침 필자의 회사에서도 그런 인력을 찾고 있지만 좀처럼 구할 수가 없던 터라 소개할 만한 여유가 없던 탓도 있지만 수요에 비해 적합한 자원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특히 그 어느 때보다 인력의 확보, 육성, 유지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지식·정보화 사회 초기단계에서 HR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점이기에 단지 인사행정을 담당했던 사람이 아니라 분야별 전문성을 지닌 ‘전문인력’을 찾기가 그만큼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성과에 따른 보상시스템 도입,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재채용, 핵심인재 육성 선진화까지 그리고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노사관계 등 국내 HR이슈로 볼 때 적어도 향후 5~10년간은 HR 전문인력의 수요가 많아짐과 동시에 한차원 높은 전문성과 역량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쟁, 글로벌 경제, 기술의 급변, 지식·정보화 및 다양화 등으로 정의되는 새로운 환경 하에서 선진기업들은 단지 높은 성과를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존경받는 기업을 추구하고 있다.

선진기업들은 리더십과 핵심인재를 중시, 이들의 개발과 유지에 주력하고 있으며 핵심인재 유지를 위해 초기적응과 자발적 동기부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조직성과와 연동된 변동급 체계와 장기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제 도입을 확대하는 추세이다. 준법경영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HR의 역할이 강조되고 HR과 비즈니스 전략의 연계를 통하여 경영성과에 HR의 직접적 기여를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1. HR부문 및 HR담당자의 기능과 역할의 변화

2004년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2014년의 세계 - 기업을 다시 생각한다’라는 세미나에서 참석한 사람들 모두 ‘인재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하느냐’가 향후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HR에 대한 역할이 중요하게 대두되면서 HR 아웃소싱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렇게 아웃소싱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는 전사적인 면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을뿐만 아니라 HR부서의 역량을 일상적인 업무보다는 핵심적인 부분에 집중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업무량은 많으면서 단순 반복적인 저부가가치 활동은 IT기술과 아웃소싱을 활용하여 점점 외부에 맡기고 HR부서는 사업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전략적 업무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아웃소싱 추세를 보면 채용(글로벌 인재 및 우수인재), 조직개발(조직문화 구축과 변화관리)과 퇴직관리(우수인재의 유지)및 급여(고성과자에 대한 차별적 보상) 등이 HR부서가 가치창조를 할 수 있는 영역이 될 것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HR이 전체 경영성과에 얼마나 기여하는가’에 대한 객관적 측정은 HR부문 생존의 필수과제가 되었고 회사의 가치사슬상에서 HR부문이 실제 사업성과 창출에 기여하는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받아야 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아울러 고부가가치 HR활동을 통해 회사성과에 기여하기 위한 HR인력에게 요구되는 핵심역량 항목을 구체적으로 정의, 평가하는 것도 필요하다.

2. HR담당자의 필요역량과 부족역량

종래의 개인적 신상정보와 조직내 역학관계, 역사 등에 대하여 정통하다는 이유로 중요한 역할을 하던 대기업의 HR부서나 본사의 선진 HR제도에 대한 운영지식 외에 인사기획이라고는 전혀 경험 없이 영어실력만으로 대접받던 외국기업들의 HR인력이 더 이상 자신만의 독자적인 HR역량 없이는 경영자의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없게 되었다.

HR Scorecard를 보면 회사에서 기대하는 HR의 다양한 역할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이런 역할수행에 필요한 HR담당자의 필요역량을 공통 핵심역량과 직급별 역량으로 구분한다.

한편 SHRM(The 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에서 조사한 ‘New directions in HR value proposition’ 연구에 의하면 경영성과 창출에 전략적으로 기여하기 위해 HR부문에 필요한 두 가지 역량을 ‘일하는 분위기(조직문화)관리’와 ‘빠른 변화대처 능력’으로 제시한 바 있다.

앞에서 언급한 HR환경 변화와 HR역량에 대한 선진국의 일반적 연구 등을 근거하여 필자의 프로젝트 경험을 종합 검토해 보면 향후 우리나라 HR담당자에게 필요한 역량으로는 크게 8가지로 나타낼 수 있다.

① 학습 및 응용능력, 즉 분야별 선진제도를 학습하여 자기회사에 Customizing 하는 역량
② 외국어 및 글로벌 마인드
③ 제도, 서비스, 프로그램 설계 및 개발을 위한 기획력
④ 프로젝트관리 능력
⑤ 커뮤니케이션(프리젠테이션) 능력
⑥ 관계형성과 협상능력
⑦ 고객지향성
⑧ 변화관리 등의 공통역량과 Assessment, 면접, 평가, 노사, 보상, 리더십, 교육과정 개발 등에 대한 분야별 전문지식과 스킬이 요구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역량 중에서 특히 우리 기업의 HR담당자에게 부족한 역량은 외국어, 프로젝트관리 능력, 커뮤니케이션, 관계형성, 협상(조직진단 결과를 보면 커뮤니케이션, 관계형성, 협상 등에서 HR부서가 전사에서 가장 뒤쳐진다는 의견임) 등의 공통역량이 부족하다. 아울러 분야별 전문성에서는 최근의 HR 트렌드를 감안해 볼 때 Assessment, 노사, 성과에 따른 보상시스템 개발 등에 대한 지식과 스킬을 더욱 개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 HR담당자 역량모델링 설계, 구축방안

국내의 경우 몇 개의 학위논문과 몇몇 개별기업에서 HR역량 모델을 수립하고 역량개발체계 구축을 시도한 바 있지만 통합적 연구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그만큼 HR의 중요성 및 전문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HR담당자의 사명감과 노력도 부족한 탓이라고 여겨진다. 이에 따라 HR담당자의 Customized된 역량모델링을 도출하기 위한 표준적인 프로세스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역량모델 단위설정 회사의 특성, 규모, HR부서의 위상, 역할, 기능 등을 종합하여 HR직무를 얼마나 세분화 할 것인지를 확정하여 역량모델 단위를 수립한다.
예를 들어 채용, 평가·보상 , 노사, 복리후생, 과정개발·운영 등으로 세분화 되어 담당자가 별도로 있는 기업의 경우는 해당 직무별로 별도의 역량모델이 필요한 반면 세분화가 어려운 경우에는 현실적인 업무분장 단위로 역량단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역량선정을 위한 1차 자료수립 1차적으로 HR에 대한 경영자의 요구사항 파악을 위한 면접과 선진기업 벤치마킹을 통한 향후 3~5년 내에 필요하게 될 HR의 역할과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HR의 세부 직무별로 사내 및 업계 우수성과자 중심의 워크샵을 통해 우수성과자가 지닌 지식과 스킬을 구체화 하는 작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역량모델 1차안 완성 경영진 면접과 우수성과자 워크샵, 벤치마킹 자료 등을 활용하여 도출된 역량별 정의와 행동지표를 구성한다.

타당화 조사 1차 완성된 역량모델과 행동지표의 적절성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통해 타당성을 확인함과 동시에 역량별 중요도와 요구수준 및 현재수준을 파악한 후 이 결과에 의해 역량개발의 우선순위를 설정한다.

최종 모델확정 타당화 조사를 근거로 당초 시안에 대한 보완을 거쳐 역량모델을 완성하고 역량개발을 위한 로드맵 또는 구체적인 방안을 설계한다.

[출처: 정재찬/PSI컨설팅 대표, 월간 인사관리11월호]